서울 신림동의 회사원 정모(48)씨는 정확히 그 꿈속의 번호를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있다. 1, 9, 5, 4.
『네 번호만이 허공에서 둥둥 떠 다니는 거였어요. 사람도 사물도 아무것도 없이 번호만이 시야에 들어왔어요』
정씨도 그런 꿈은 처음 접해본지라 신기할 따름이었다.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깨서도 숫자가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으니 더욱 묘한 일이었다. 가만히 있기에는 꿈이 심상치 않았다. 평상시에도 자주 복권을 사는 정씨. 숫자와 관련된 것은 복권밖에 없다고 생각, 즉시 가판대로 달려가 「한뭉텅이의 복권」을 손에 들고 왔다. 처음에는 장난스런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당첨에 대한 기대치가 점점 높아져만 갔다.
그 기대치가 헛것이 아닌 1억원 당첨복권으로 현실화 됐을 때, 정씨는 믿을 수 없었다. 1억원에 당첨된 사실도 그렇지만 더더욱 입을 다물수 없었던 것은 당첨번호를 확인하고 나서다. 꿈속에 나타난 숫자가 모두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나이가 들면 꿈이 어느 정도 미래를 예측해준다고는 하지만, 이정도까지 맞아 떨어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섬뜩할 정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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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예지력은 나이가 들고 안들고가 아니라, 그 사람의 타고난 정신능력의 활발함의 여부에 있다. 본디 꿈을 안꾼다고 하던 주부가 몇 년전부터 꿈을 꾸게 되고 그것이 현실에서 맞아떨어진다고 상담을 해온 일이 있었다. 이처럼, 자신의 관심도나, 어떠한 일로 계기가 되어 꿈을 꾸게 되는 일이 있다.
꿈은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이루어지고 있다. 5살난 딸아이의 꿈이야기를 듣고 복권에 당첨된 사람이 있다. "어젯밤 돼지가 집에 들어왔는데 못보았어요?" 호기심에 구입한 복권이 당첨.
